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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에게 전달하는 색다른 암호

우리에게 전달하는 색다른 암호


고래가 노래까지 큰소리로 흥얼거 리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모르 는 아이들이 없을 정도다. 혹 고래 자신들이 그 노래를 듣고 펄쩍 놀랄지는 모 르겠지만 말이다. 고래가 내는 신음이나 울음소리 에서 멜로디를 구성해내는 것이 유행한 이후로 본격적으로 심지어 어떤 고래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에 대한 목록까지 생긴 것도, 따지고 보면 이 바다 포유동물이 매 계절마다 음 성의 순서를 바꿔서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. 비밀이나 신비로운 것들을 좋아 하는 사람들은 이 러한 사실을 두고 대양의 깊은 곳에서 우리에게 전달하는 색다른 암호의 메시지나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.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사 실이 있다. 곧, 우리가 저녁에 명상하면서 듣곤 하는 부드러운 CD 소리도 수 중의 일상에서 들으면 고막이 터 질 정도로 크게 들리기 십상이라는 점이다. 고래 연구가가 교미를 하려는 수컷의 사랑노래나 혹은 경쟁 수컷들에게 자 신을 과시하려고 할 때의 소리를 측정해보니 150에서 180데시벨 사이 였다. 그 정도면 군부대 비행장의 활주로 옆에 가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.


사실 모든 고래들이 다 위에서 말한 것처 럼 노래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것 은 결코 아니다. 오로지 흑둥고래(Buck이wal)26기만이 이 비법의 히트곡을 부 를 수 있다. 대왕고래(횐긴수염고래)나 참고래(Finnwa!)*0는 그에 비해 초저주 파 불가청음으로 소리 지르고, 귀신고래는 낡은 마루청이 삐걱대는 소리를 낸다.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규모가 큰 흑둥고래 무리들마다 모두 자 기 무리에 속한 녀석들을 대체적으로 순종하고 따르도록 만드는 각 각의 고유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. 또한 이 포유동물은 요즈음 일종의 문화 교류와 같은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.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 서쪽 해안에서 채집한 최신 유행가 소리를 오스트레일리아의 동부 해안에다 들려주기 시작 한 것이다. 그 이외에도 대왕고래, 참고래, 밍크고래(Zwerg=ile),26이 보리고 래(Seiwal),2"이 브라이드고래(Brydewale),'기} 그리고 흑둥고래 등등의 긴수염 고래과(FurchenwaleF#에 속하는 고래들의 말소리들은 방언으로 서로서로 구분된다. 



동태평양에서는 서쪽에서보다 삐걱대는 듯한 고래 소리가 더 걸 걸하게 민중적으로 들리고, 대서양에서는 인도양에서와는 다른 음열倍列. Tonfolge)로 들린다. 그러한 것들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게 뭐든 간에, 종마다 전형적인 레퍼토리 혹은 생동감 있고 발전가능성 있는 언어인 ‘고래말 (Walisch)’이 있는 것이다. 그건 마치 앙케 엥엘케(Anke Engelke) 가〈니모 를 찾아서〉에서 파란 양쥐돔 도리(Dorie)를 아무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의 입소리로 표현해냈던 적도 있었듯이, 혹은 디터 볼렌(Dieter BohlenF기)의 자 서전과 라이히라니츠키(Reich-RanickiF%의 자서전이 서로 구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식지역들에 따라 또는 종에 따라 서로 구별이 된다. 이 런 차이가 있음에도 녀석들 모두가 열심히 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. 바로 걸프다!


영어로 걸프란 말은 꿀꺽하고 크게 한 모금 삼키는 것을 지칭한다. 그러나 또한 ‘목구멍에 쑤셔 넣다, 삼키다, 쭉 들이켜다’라는 의미도 있다. 하지만 고래를 탐구하는 고래학자{CeiologeF*의 언어에서 이 말은 긴수염고래들 의 먹이 섭취 동작을 뜻한다고 알려져 있다. 이들은 대가족을 이루며 참고래 과(Glattwale)277)보다는 짧은 수염을 가졌지만, 대신 아래쪽에 필요에 따라 엄청나게 늘릴 수 있는, 주름처럼 깊게 패인 특징적인 긴 골이 나 있다. 긴수 염고래가 크릴새우 떼를 만나면, 녀석은 멱에 있는 제 먹이주머니(K아!】sack) 를 거대하게 부풀리며 먹이 저장통으로 만든다. 잠시나마 녀석이 턱에 열기 구를 물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. 턱이 수면 위에서 좍 벌어지면서 고래는 한꺼번에 엄청난 양을 한 모금 삼켜서一바로 이것이 걸프다!一수백 파운드 나 되는 크릴새우나 다른 미세한 것들을 섭 취한다. 턱 이 다시 닫히면서 물은 수염을 통해 빠져나가고 플랑크톤은 걸려서 남게 된다. 


이 러한 것을 두고 걸 프 동작(GulfWerfahren) 혹은 삼켜서 걸러먹기(Schluckfiltieren)라고 말하며, 이는 모든 긴수염고래과 고래들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. 수십 억에 이르는 갑각류, 물고기. 살파류, 연충들과 해파리들이 이렇게 해서 가 야 할 곳으로 인도되는 것이다. 바로 걸프를 통해서 ! 살아있는 것을 먹을 때의 문제점은 이것이 얌전히 접시 위에 놓인 채로 있 지 않는다는 점이다. 이것들이 도망가려는 시도를 하면서 일이 복잡해진다. 접시 위의 감자, 채소 그리고 고기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간다고 상상해 보 라. 당신은 굶은 채 잠자리에 들거나 아니 면 도망가는 음식을 다시 한데로 몰 아야 할 것이다. 긴수염고래가 이와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자 녀석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발한 계책을 개발했다. 



일례로 흑둥고래는 크릴새우 떼의 아래로 깊숙이 잠수해 들어간 다음, 나선형을 그리며 위로 휘돌아 올라오 면서 이 갑각류주위를 빙빙 돈다. 그러면 이때 물거품이 생겨나고리 모양을 이루게 된다. 크릴새우에게 이렇듯 부글거리는 것은 으스스한 것이기 때문 에 녀석들은 가깝게 뭉쳐지며 밀착한다. 녀석들은 순식간에 만들어진 이 원 통 모양의 공기방울 창살 안에 갇힌 꼴이 되어서, 그곳을 빠져나가기란 불가 능한 것처럼 보인다. 그리고 녀석들이 능력껏 헤엄쳐 도망가려 하기도 전에 걸프가 행해진다.


거 참, 고래답군.그 어떤 동물이라 해도 결코 유령을 이기지는 못한다. 불운의 에이햅 (Ahab) 선장끄기)에게 모비 딕은 그가 없애버 려야만 할 하얀 악마였다. 왜 그랬 을까? 이 새하얀 고래는 붙잡혀서 스테이크나 간유로 가공되는 걸 용납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. 고래기름을 탐내는 자는 비록 선장의 다리에 종아리 한쪽이 없더라도 뒤에서 불평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까지 이 모비딕은 잘 알고 있었다. 사실 에이햅은 다른 생각이었으며, 그 결말은 잘 알려진 바 와 같다. 모비 딕은 복수심에 불타는 그 노인의 포경선을 냅다 들이받아서 그 주인공은 물론이고 쥐새끼까지 배를 완전히 침몰시켜 버 렸던 것이다. 드라마 같은 이 소설 문학은 미국 낸터킷 항구 소속의 고래잡이배인 에식 스(Essex) 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. 에식스호는 19세기 초에 성난 향유고 래 한 녀석과 그다지 좋지 못한 인연을 맺고 있었다. 


작가인 허먼 멜빌 자신 도 직접 포경선 타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누구보다도 그 광경을 잘 알 고 있던 차에, 에식스 호의 대참사가 발생한지 31 년이 지난 뒤 이 사건의 서 사적 추도물로서 자신의 소설을 출판했다. 실화와 달리 소설 속에서 마지막 Marcel Reich-Ranicki: 독인의 시사핑은가이자 분하비굉가. 많은 댄레비전의 문학프로그램의 진행은 맏았다. 이 말은 고래나 해양포유유사 뜻하는 그리스이 xntoc/kitos와 Xdyoq/logos에서 은 만이다. 흑고래과라고도 하며 학명은 Ifalaenidcie이다. 소설〈모비딕〉에 나오는 포깅신의 신장 이틈이다. 까지 살아남는사람은 본의 아니게 영웅이 된 이스마엘(Ismael)—그것도 아이 러니컬하게 그의 친구 퀴퀘그(Queequeg)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미리 만 들어 놓은 관에 매달려서一뿐이다.



에식스 호의 경우에 사건의 전개가 그다지 극적이지는 않았지만, 대신 전 반적인 상황은 더 처절했다. 그럼 1820년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. 대략 240톤 급의 육중한 삼장선(Dreimaster, 三橋船)으구이은 초반 어획이 실망스러웠 지만 힘들게 호른 곶(Kap Hoom)을 빙 돌아오고 나자 마침내 어느 정도 포획 에 성공했다. 저장고가 반쯤 채워졌지만 폴라드(P이ard) 선장은 귀항을 주저 했다. 사실 겨울폭풍이 부는 시즌이 임박해 있기는 했다. 800통의 고래기름 은一선원들이야 ‘기름진 행운’이라 부르기도 하지만一과로가 겹쳤던 기나 긴 항해를 생각하면 사실 큰 벌이는 못 되었다. 심사숙고를 거친 뒤 그는 거 의 알려지지 않은 위도 지역인 저 멀리 태평양으로 나가기로 결심을 했다. 그 곳은 마침 짝짓기 시기였다. 폴라드 선장은 그 누구도 건드린 적이 없는 대규 모의 고래 무리를 찾아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. 그리고 실제로 초겨울을 몇 주 앞두지 않은 즈음이 되자 망루에서 향유고래가 보인다고 알려온다. 선장은 지체 없이 바로 세 척의 보트를 내려서 노를 저어 무리에 바짝 다가가게 했 다. 이때 황소처럼 위풍도 당당한 한 놈이 특히 선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. 에식스 호의 일등항해사 오웬 체 이스(Owen Chase)는 살아남은 훗날의 보고 에서 그놈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컸다고 전하게 될 것이다.


처음에는 일이 잘 풀려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. 무리 자체가 엄청나게 컸 다. 하지만 곧 그 황소처 럼 억센 놈이 보트 하나를 꼬나보며 공격하자 그 보 트가 뒤집히고 말았다. 일반적으로 고래들은 사람이 추격을 하면 내빼려고 시도하지만, 때로는 놈들이 포경용 작살을 던지는 사수의 보트를 박살내며 인명의 대가를 치르게 할 수도 있고 또 이 러한 일은 일상처 럼 종종 일어나도 한다. 불행 중 다행으로 작살잡이와 노꾼들 중에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었지 만, 사냥은 중단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서둘러 부서진 보트를 수선해보려 시 도한다. 그런데 이때 정말 놀라 자빠질 만큼 아주 회한한 일이 벌어진다. 그 억센 놈은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, 그렇다고 다른 보트를 공격하는 것도 아니 다. 대신 놈은 똑바로 에식스 호를 향해 돌진해온다. 맨 먼저 어린 선원이 고 래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째지는 듯한 비명소리를 외쳐댄다. 체이스는 놈을 피해가라고 명령을 내리지만, 황망한 그 순간 만사는 혼비백산에 빠지고 만 다. 너무 늦었다!